<여름의 밤:어느 젊은 화가의 독백>은 작가 킬드런의 첫 번째 공식 개인전이다.이번 전시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화가 킬드런’을 조명하기 위해 기획되었으며,연극에서의 ‘독백’이라는 형식을 차용하여 각각 응시와 불안,도피와 해소라는 키워드로 1~4 막을 구성하였다.어두운 공간에 들어선 관람객들은 작품을 통해 (전시장이라는)무대에 선 젊은 화가의 독백을 보게 되고,그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곳에서 그를 바라보게 된다.작품과 작가노트,일기장에서 발췌한 글들로 재구성된 이번 전시는 이 시대 청춘을 보내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대변한다.불안한 청춘을 지나오는,나와 다르지 않은 젊은 작가.그는 청춘의 때를 어떻게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을까?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그림을 접했던 작가는 누군가 꿈이 뭐냐고 물으면 망설임 없이,“화가요.화가가 될 거에요.”라고 답하곤 했다.각종 대회에서 디자인 아카데미를 졸업하고 귀국 직후부터 각종 단체전과 프로젝트에 참가했다.그러한 움직임을 통해 자연스레 대중들의 인지도를 얻게 되었으며,현재는 숙명여자대학교 문신미술관에서 드로잉 강의를 진행중이다.그 외 각종 특강과 개인 수업을 통해서도 그림을 가르치며 그림의 순기능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의 그림이 담고 있는 것은 대단한 철학도 아니요,시대에 대한 변화의지도 아니다.그저 그림,그리고 청춘의 때를 지나고 있는 오늘의 삶이다.매일을 그리고,또 그리는 그림에 충실한 삶. 작가는 그것을 가장 중요한 것으로 생각하며 산다.늘 외부로부터 몸을 바짝 열고 예민하게 몸을 세우는 작가.전시를 준비하면 할수록,나는 그와 그의 그림을 보며 마치 소리 없는 독백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작가가 내게 전부 전달하지 못하는 이야기,혹은 왜곡되어 전달되지 못하는 이야기들이 그림으로 대신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외로움을 모르는 삶은 외로움을 흉내 낼 수 없다.뜨거워 본 적 없는 이는 뜨거운 감정이 벅차다.습한 기운이라면 영 무거운 느낌이다.뜨겁고도 습한 여름의 밤.그 밤의 시간 동안 어느 젊은 화가가 소리 없는 독백을 한다.정해진 줄거리 속의 -진짜-이야기는 당신이 듣고자 하는 만큼 들릴 것이다.이것은 아주 무미건조한 다큐멘터리일 수도 있고,격정적인 오페라일 수도 있다.내용도,장르도,러닝타임도,결정은 모두 당신의 몫이다.이제 그 여름의 밤이 시작된다.여름의 한낮보다는 조금 낮은 온도의,조금은 더 차분한 ‘여름의 밤’.
뜨겁고도 습한,여름의 밤
이지원 (독립큐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