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찾아라 #2

INDIE ART-HALL GONG SUMMER ART-SHOW 6th FEAR
ART GROUP multitap ART-SHOW


고양이를 찾아라
2019.7.27(토) – 8.11(일)
오후12시-오후7시 (기간 중 휴일 없음)
오프닝 초대 2019.7.26(금) 오후 6시

2019 인디아트홀 공 여섯 번째 공포: 고양이를 찾아라

“고양이를 찾아라!”

고양이는 어디에나 있고 어디서나 나타나고 또 어디론가 사라진다. 길을 걷다보면 만나게 되는 길고양이는 잠시 눈을 돌리면 이미 거기에 없다. 사라진 그 고양이가 어디선가 나를 바라보고 있을 것 같다. 밤길에 만나게 되는 반짝이는 눈을 가진, 발자국 소리도 내지 않고 스산하게 나타나곤 하는, “고양이를 대면하라!”

관객들은 전시장을 들어서며 ‘고양이를 찾으라’는 미션을 받게 된다. 그렇다면, 전시장에 이미 제시된 고양이가 아닌, 찾아야만 나타나는 숨은 고양이들이 존재한다는 말인가? 인쇄된 이미지와 낙서들의 벽들을 지나 전시장의 작품들을 감상해보자. 이제 만반의 준비를 하고 문을 연다!

정보는 정보일 뿐이다?

언제 어디서나 내 손에 들려있는 스마트폰은 내가 필요한 모든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마법의 지팡이와 같다. 검색에 검색을 거듭하다보면 꼬리에 꼬리를 물다보면 정보의 핵심, 바로 진실에 접근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야말로 정보사회의 새로운 신앙이다. 그렇게 수집하게 되는 정보는 중립적인가? 어떠한 가공도 가해지지 않고 어떠한 가치관으로도 재단되지 않은 자료를 획득할 수 있는가?

정보란 ‘일정한 의도를 가지고 정리해 놓은 자료의 집합’이다. 그러니, 우리가 정보라고 말하는 순간 우리는 이미 어떠한 의도에 의해 ‘구성된’, ‘걸러진’, ‘재배열된‘ 자료를 말하는 것이 된다. 정보가 되기 위해서는 이용자, 즉 어떤 목적을 갖는 사람이 있어야 하고 자료가 목적에 맞게 처리되어야 한다. 정보의 이용자를 위하여 일정한 규칙에 따라서 재배열, 요약, 삭제하는 행위를 거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내가 찾은 정보는 이미 다른 목적에 의해 가공된 것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정보는 아이러니하다.

이렇게 획득된 모든 정보는 사실인가? 정보는 항상 변화하고 있으며, 그 변화의 속도는 더욱 빠르게 진행된다. 오랜 기간 활용할 수 있는 정보를 지식으로 받아들이기도 하지만, 모든 정보가 지식이 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정보의 단계에서 그것은 참일수도 거짓일수도 있다. 진위를 가리는 일이 정보를 소비하는 자의 판단에 달려 있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정보는 행동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으므로, 정보의 진위를 판단하여 선택하는 것은 필수 불가결하지만, 모든 상황에서 이러한 선택의 가능성이 허락되는 것은 아니다. 탈경계적이고 동시적인 디지털 미디어의 세계에서는 출처가 확인되기 어려운 익명의 정보들이 확대 재생산되며 진실임을 주장하기 때문이다. 진실임을 가장하는 거짓들.

때로 개인이 하나의 정보를 선택하게 되면, 정보의 가치가 적어질 수 있다는 이유 때문에 선택된 정보보다 선택되지 않은 정보가 더 가치가 있는 것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한 정보는 적을 수 밖에 없고 일어날 확률이 적은 일일수록 상대적으로 정보는 불확실해지고 동시에 많은 정보가 생산된다. 정보 또한 엔트로피의 법칙을 따른다. 그러므로, 우리는 정보의 바다를 떠돌 뿐, 선택하거나 행동하지 않으며 관망하며 정보들을 수집한다. 많은 정보, 정보력이 힘이 되고 권력이 되는 세상.

정보의 저장과 전달 장치의 빠른 변화에 의해 정보 수집에 있어 최적회된 집단이 생겨난다. 정보 사회에 내재된 가장 큰 불안은 ‘정보빈자’ ‘정보격차’ ‘정보불평등’이다. 정보 사회는 컴퓨터의 정보 처리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엄밀히 말한다면, ‘디지털 정보격차’라고 해야 할 것이다. 사회적 삶이 정보네트워크로 연결된 네트워크사회에서 정보격차와 불평등은 지나칠 수 없는 문제이다. 정보네트워크 사회에서 정보가 무서운 것은 정보불평등이 경제적 불평등과 교육 문화적 불평등을 확대재생산하는 적극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정보를 ‘배달’하는 기기들

인간은 정보를 기록하고 저장하고 전송하고 공유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과 매체의 혁신을 추구해왔다. 구술되고 기억되어 전달되던 콘텐츠는 기호와 문자의 발명으로 기록되고 저장되어 보존된다. 돌판과 나무조각, 책에 기록되는 정보의 양은 제한적이지만, 컴퓨터의 발명과 보급으로 저장되고 공유되는 정보의 양은 무한에 수렴한다. 디지털 매체와 인터넷망을 통해 우리는 정보를 소비할 뿐만 아니라, 공유한 정보를 새로운 정보로 가공하는 정보 생산자가 된다. 이제 원본과 복사본의 경계는 사라지고 조금씩 다른 버전의 데이터들이 저장되고 공유된다.

아침마다 배달되던 신문에 실린 정리되고 종합되어 완성된 기사들은 이제 실시간으로 원색의 이미지와 함께 사실과 상관없이 정보생산자의 관점으로 재맥락화되어 우리를 자극한다. ‘알권리’, ‘정보 민주화’의 이름을 달고 대다수의 정보가 열정적으로 소비되고 있을 때, 흐뭇하게 그 모습을 감상하고 있는 누군가가 있으리라는 음모론 또한 정보사회의 단면이다.

그렇다면, 새로운 기술 매체들에 의해 전달되는 콘텐츠는 새롭고 혁신적인 것인가? 때로 기존 사회의 관행과 낡은 가치들이 새로운 매체로 포장되어 혁신을 가장하기도 한다. 혁신적인 매체가 재창조하는 세상은 현실을 모방하고 현실을 빼닮아 우리의 판단을 흐리고 가상현실을 프로그램한다.

고양이 유토피아

인디아트홀 공의 전시공간은 인쇄물과 책 등의 전통적인 정보접근의 방법으로부터 이미지, 기호들 그리고 디지털 매체가 혼재되어있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모습이 집약된 모습이다. 이 모든 매체들을 통하여 숨어있는 고양이를 찾아보자. 환영적으로 재현된 이미지, 서로 다른 아이콘들과 메뉴, 컴퓨터를 기반으로 하는 뉴미디어들(VR/AR)들은 행위자의 적극적인 개입을 전제로 한다.

정보기반의 지식노동, 어쩌면 인디아트홀 공의 이번 전시는 정보를 모두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보의 이용과 활용에서 처하게 되는 ‘혼란’에 주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고양이는 수많은 지식과 정보를 규합해 재생산하는 의미 없는 지식에 대한 은유이며 동시에 유머코드다. 가상의 ‘재현된’ 고양이 찾기 놀이의 끝에 안내되는 전시장 밖의 세상은 고양이의 세상이다. 고양이를 찾는 재미, 정보를 수집하여 도달한 현실 세계의 고양이들은 골목길로 다시 홀연히 사라진다.

인디아트홀 공에서 올여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우리가 파악할 수 없는 고양이의 ‘눈빛’과 교감하고 소통하기. 디지털 매체가 예측하지 못하고 우리 자신도 알지 못하는 인간에게 존재하는 그 무엇에 대한 희망일 것이다. 이러한 희망을 위해 정보의 세계에 홀로 갇히지 않기, 정보를 통해 우리가 찾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히 하기, 그리하여 정보의 바다에서 홀로 구조를 기다리지 않고, 모두가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정보 공유와 참여, 행동의 유토피아를 꿈꾸는 것은 어떨까?

글 – SAN HA (MULTIta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