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HING MATTERS

《NOTHING MATTERS》그래블링X사다리 교류전
일시: 11.24~12.01(화-일 오후 1시~7시)
오프닝: 11.24(일) 오후 5시
참여작가: 박찬길, 송용겸, 이미소, 황미은
기획: 김유빈 글: 김소현, 김유빈, 조예진

장소: 인디아트홀공 (서울시 영등포구 신유서로 30길 30 2층)

후원: 경기문화재단

NOTHING MATTERS :
물질과 동시대적 태도에 대하여

《NOTHING MATTERS》는 물질(material)의 사유를 통한 실천 가능성과 열린 만남들을 탐색 한다. 새로운 디지털 기기의 끝없는 출현과 웹을 기반으로 증식하는 수많은 활동들, 그리고 이를 통해 범람하는 비가시적 세계 속에서 물질은 어느 순간 자리를 잃었다. 아니, 사실 자본 이 본격화되던 언젠가 이미 물질은 기호에게 그 자리를 내주면서부터 유령화가 시작되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SNS에 피드(feed)와 스레드(thread)가 순환할 때, 자본의 찌꺼기로 타락한 물질들은 물의 유속을 따라 지구상의 7번째 섬으로, 어느 지질학자의 경고를 담은 단어로 다시 귀환한 다. 우리의 현실 한 편에 비가시적 교류의 증가와 함께 여전히 다른 한 편에는 물질이 부유한 다는 것, 이를 상기하며 다시 물질에 대해 질문함으로써 우리에게 실천 가능한 다양한 태도와 시각을 기대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하필 물질인가. 물질은 한편으론 자본의 얼굴로, 또 한편으론 우주적 요소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또한 동시대 예술에서 전통적 매체와 영상 및 하이테크 매체의 교차적 상 황들은 질료(matter)를 다루는 예술가에게 지속되는 고민의 원천이기도 하다. 이처럼 우리를 둘러싼 물질과 그 역학 관계들을 살펴보는 것은 현재 주어진 삶의 조건들을 예리하게 꿰뚫어 볼 수 있는 관점을 획득하는 것과 같다.

이를 위한 하나의 제안으로써 전시 제목 NOTHING MATTERS는 현재에 대한 반성적 무기 력증 태도1)의 재현이자 재출발을 상정한다. ‘상관없다’는 발화를 통해 감지할 수 있는 첫 번 째 차원에서, 반성적 무기력증의 태도는 무관심이나 냉소주의와 구분된다. 이는 정확히 나쁜 현재의 상황을 이미 ‘알고’ 있으나 그 이상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없음을 ‘자기 충족적 예 언’으로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차원에서 이 문장은 하나의 시스템, 혹은 패러다임 자체가 전복될 때 항상 내파(內破, implosion)의 가능성을 담지하고 있음을 간과하지 않는 태 도와 관련된다. 아무래도 상관없으니, 이제 우리는 또 다른 무언가를 얼마든지 사유하고 실천 할 수 있다.

본 전시에서 박찬길과 황미은은 모빌 형식의 공동 작업을 통해 물질을 관계적 구조로서 바 라보는 동시에 생성과 소멸에 대해 질문하며, 송용겸은 드로잉과 오브제로 물질의 개념적 정 의와 존재적 경계를 탐험한다. 이미소는 버려진 스티로폼 용기를 밀랍으로 본 뜬 조각으로 쓰레기에 대한 고민을 풀어내며 인간의 창조력에 대해 묻는다. 이들의 작업과 함께 연구 모임 사다리의 필진 김소현, 김유빈, 조예진은 각각 「우리의 근원에는 빈칸이 하나 있다」, 「진흙 위 발자국과 얕은 빛」, 「테라포밍(Terraforming)」이라는 글로 각기 다른 방향에서 물질에 대한 사유를 펼친다. /글 김유빈.

1) 마크 피셔, 『자본주의 리얼리즘』, 박진철 옮김, 서울: 리시올, 2018, p. 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