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bia

phobia
김선우. 김소정. 배위주. 안지은. 이민훈.
이윤민. 장윤희. 전지혜. 정영묵. 홍지수
2016.12.16 – 2016.12.22

고도로 발달되고 편리해진 사회에서 살면서 우리는 알 수 없는 두려움을 느낀다. 이러한 현상은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듯이 모두에게 퍼져 나간다. 이것은 개개인의 경험과 가치관에 따라 각기 다른 모습을 갖추고 있으며 개인에게 다가오는 그 크기 또한 가늠할 수 없다. 인간들은 이 공포를 병으로 간주했고 그것을 ‘phobia’라 고 부르기 시작했다. 우리는 현대 사회의 새로운 질병인 포비아에 주목한다. 이것은 다변적 성향을 지녀 그것의 원인 또는 상황, 장소, 시간 등등의 요소에 관계없이 모든 곳에 분포하고 있다. 초조함과 불안함을 항시 느끼는 우리의 삶 속에서, 우리 작가 7인은 자신들이 가지는 공포의 대상들을 직시하고 각자의 방식으로 이를 대면하려 한다.

작가노트


1. 김선우 – 인터넷에서 사용되는 무분별한 욕설들과 인격 모독, 비방은 엄연한 범죄이다. 우리는 누구나 어쩌면 범죄자일지 모르고 앞으로 범죄자가 될 수도 있다. 가상공간에서 존재하는 개인의 또 다른 인격과 현실 속의 인격의 차이는 무엇에서 기인하는 것일까? 가상공간의 범죄들을 추려 실제의 상황으로 재현해 보았다.


2. 김소정 – 없음


3. 배위주 – 불안정한 상황에 놓인 개인의 방. 작가의 학교폭력에 대한 경험으로부터 불안정한 상황에 놓인 개인들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설치 작업은 안정적이지 못한 상황 속에서 개인이 느끼는 감정들을 시각화 시키고 관객이 체험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방은 타인의 방이면서 동시에 자신의 방이 될 수 있다. 설치된 좁은 방에는 문의 형상은 있지만 실제로 존재하진 않으며, 관객은 창문을 통해 내부를 본다.


4. 안지은 – 없음
5. 이민훈 – 없음


6. 이윤민 – 누구에게나 개인의 공간이 필요하다. 그 공간은 다른 공간과 분리된 체, 사람들은 그곳에서 휴식을 취하고, 사적이고 은밀한 행위를 하기도 하며 소중한 물건을 보호하기도 한다. 인구가 밀집된 도시에서 사람들은 때때로 서로의 공간을 넘어서며 미미한 갈등과 불안을 야기하기도 한다. 이것으로 인한 감정들은 개개인 간에 경계를 만들고 어떠한 표식(notice)으로 나타난다.


7. 장윤희 – 걱정은 삶에 있어 피할 수 없는 요소이다. 이러한 걱정은 종종 바쁜 일상 속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공포로 발전되어 다가온다. 쥐 시리즈는 내가 느꼈던 불편한 걱정과 공포들의 집합으로 쥐들은 나의 공간의 침입자로 낯선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관객들은 캔버스 속의 쥐들을 상상하며 각자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8. 전지혜 – 수많은 사연을 담은 시선이 오간다. 개개인의 시선은 집단의 시선이 된다. 그 시선에는 특정 사회의 문화와 관습에 의해 길들여진 편견과 고정관념이 허다하다. 시선 그 자체는 폭력적이지 않으나 타인에게 어떤 행동이나 감정을 강요하는 집요한 시선은 폭력적이다. 이것이 곧 사회에 진출해야하는, 이제 막 진출하기 시작한 우리들에게 하나의 억압이 된다. ‘사회초년생’이란 타이틀을 가지고 우리를 지금껏 안전하게 지켜줬던 울타리를 벗어나 새로운 시선과 집단을 마주해야만 하는 우리들에게 이것은 공포다. 그 공포는 실체를 마주하기 전까지 증폭될 것이며 서서히 위선적인 삶을 강요하게 될 것이다. 규범에 맞춰진 보편적 인간, 정상적 인간이 되고자 하는 노력이 곧 행복을 줄 것이라는 착각. 새로운 집단에 이상 없이 융화되는 것이 자유한 삶을 줄 것이라는 착각으로부터 벗어나고자 이 공포를 대면한다.


9. 정영묵 – 없음
10. 홍지수 – 없음

김선우_Card Game_still shots_ 00_03_59_23_2016

김소정_boiling_acrylic on canvas_72.7×90.9cm_2016

배위주_문 없는 방_나무합판.아크릴판.의자.영상_122x245x220cm_2016

안지은_RED_Oil on Canvas_100X65cm_2013

이민훈_군중_ Namepen on Canvas_ 166.5X187cm_2016

이윤민_표식(notice)_video_6_51___2016

장윤희_쥐_Oil on canvas_72.7×116.8cm_2016

전지혜_놀이_Acrylic. color spray. mixed paste. gold threads. inkjet printed on canvas_179x134cm_2014

정영묵_Pure Thinking_한지위에 혼합재료_130x160cm_2016

홍지수_Blue Job_color animation_00502016

우리는 빠르면 10년, 혹은 20년 뒤 우리는 사회.문화의 중심에 서게 될 세대로, 이른바 ‘청춘’이라 불리운다. 하지만 우리가 느끼고 공감하는 단어는 이와 어울리지 않게도 공포와 두려움이다. 사회가 살기 힘들다는 것은 이 세대의 누구나 한숨처럼 내뱉는 말이여 꿈과 희망으로 밝을 것이라 믿었던 미래는 가까운 시일에 다시금 닥쳐올 힘듦과 고통에 대해 예고한다. 우리는 예전과는 다른 새로운 불안에 대한 생각에 점점 더 지치고 힘들어 하며, 치유되지 못하고 축척만 되는 상황에 대한 두려움만 커지고 있다. 우리 전시는 어떠한 사회적 메커니즘이 우리에게 이러한 공포의 감정을 느끼게 하는지에 대한 고민으로 시작하였다.


사전적 의미로 공포란, 두려운 상황이 다가올 것을 예견하거나 막상 다가왔을 때 느끼는 괴로운 감정이다. 하지만 이러한 공포도 그것을 이겨낼 힘을 가지면 더는 두려운 대상이 되지 않고 그 감정 또한 극복할 수 있게 된다. 인류는 초기에 자연에서 벌어지는 여러가지 설명할 수 없는 현상들에 무기력함을 느끼고 두려워 했기에, 그들을 초월적 존재로 받아들이며 숭배하고 기도했다. 하늘에서 번개가 치고 비바람이 불 때면 원시인들은 제물을 바치거나 숭배의 의식을 치르며 신들의 노여움을 덜어 줄길 바랐다. 하지만 과학이 발전하고 자연의 원리를 깨우치기 시작한 현재의 인류는 자연 현상들을 더 이상 신의 노여움으로 여기지 않게 되었다. 또 도구의 발전은 인간이 이러한 비바람에도 물러서지 않을 용기를 북 돋아 주었다. 이제 우리는 비바람 따위에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발전을 이룩한 현대사회에서 당연히 극복 되었어야 할 공포가 더 큰 존재로써 힘을 과시하고 있다. 과학의 발전에 힘입어 그토록 두려워하던 자연마저 굴복시킨 인간은 이상하게도 더욱 더 많은 공포의 감정을 느끼고 있다.


현대사회의 우리에게 심어진 공포는 대체 어떤 거대한 형상이길래 이토록 두려워하는 것일까? 자연 현상들은 경외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닌, 대응하고 방지해야 할 대상으로 격하되었고, 인류는 전쟁에 대비할 방대한 무기들과 폭탄도 가지고 있다. 이밖에도 위험에 대항할 기술과 체제는 수 없이 많이 존재한다. 하지만 우리에게 심어진 공포는 이러한 강력한 무기들이 통하지 않는 대상들일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앞서 언급된 거대하고 실질적인 공포가 아닌 사소하고 미미한 공포로 시작하기 때문이다. 정복할 수 없기에 인간들은 이 공포를 병으로 간주했고 그것을 ‘phobia’라 고 부르기 시작했다. 앞서 공포의 개념을 다가올 불쾌한 상황이나 대상 또는 그것들이 들이닥친 상황이라 정의했다. 이제 인간들은 사소한 공포를 느끼고 있다. 동물이나 곤충에 대한 공포, 높은 장소, 물, 혈액, 대중교통, 비행기, 엘리베이터, 질식, 구토, 큰 소리 등 굉장히 다양하고 예측하기 힘든 공포들이 생겨나고 있으며, 심지어 아동용 애니메이션 캐릭터에서까지 공포를 느낀다.


이것은 과거 인류가 느꼈던 무기력에 기인한 커다란 공포와는 다른 차원에서의 형상을 가진다. 이전의 것은 인류 모두가 느끼고 있는 공통된 공포였다. 하지만 지금의 공포는 인간 개개인들이 각자의 공포를 느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공포가 사소하고 미미하다는 것은 그것의 발발 원인에만 해당되는 것이다. 사소한 무엇인가에서 공포를 느끼더라도 그것이 개개인들 에게는 과학기술 발전 이전의 자연재해만큼의 거대하고 심각한 공포로 다가온다. 작은 공포는 개개인의 경험과 가치관에 따라 각기 다른 모습을 갖추고 있으며 따라서 이 공포를 대면하는 모습들 또한 모두 다르다. 그렇기에 우리 작가 7인은 자신들이 가지는 공포의 대상들을 직시하고 각자의 방식으로 이를 대면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