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중산책
공중산책 :: a slow way of walking
문래를 걷는 느린 방법
2026.9.15~9.21
권상록 김지인 김홍빈 박준식 블루홍
이승주 이유진 이은정 조혜정 최영경 하진
주최 : 영등포문화재단
협력 : 공간투
후원 : 영등포구청 서울문화재단
기획 : 조병희
코디네이터 : 한지원
디자인 : 조음사
아카이브 : 안돌용
(축제기간 9/18~9/20 오전11시~오후8시)
문래를 걷는 느린 방법
도시는 늘 우리에게 움직일 것을 요구한다. 그 움직임은 일터에서 반복되는 몸의 리듬일 수도 있고,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오가는 이동일 수도 있으며, 어딘가에 도착하기 위해 걷는 보행일 수도 있다. 그중 걷기는 가장 일상적인 움직임이다. 누구나 매일 걷지만, 대부분의 걷기는 목적지를 향해 있다. 우리는 어딘가에 도착하기 위해 걷고, 그 과정에서 마주치는 풍경을 오래 바라보거나 머무를 장소로 받아들이기보다 빠르게 소비하고 지나친다.
《공중산책》은 바로 이 익숙한 걷기를 다시 바라보는 데서 시작한다. 여기서 걷기는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풍경과 거리를 조절하고 지금 여기의 감각을 다시 경험하는 하나의 태도에 가깝다. 전시는 걷기 자체를 결과물로 제시하기보다, 목적 없이 걷고 머무르는 시간 속에서 발생하는 감각과 관계를 바탕으로 도시와 풍경을 다시 마주해보고자 한다.
공간투는 2022년부터 느슨한 보행 프로젝트 「월간걷기」를 이어오고 있다. 특별한 목적이나 결과를 전제하지 않은 채, 참여자들은 함께 걷고, 멈추고, 머무르며 같은 장소를 조금 다른 방식으로 바라본다. 목적 없이 걷는 시간 안에서 우리는 평소라면 지나쳤을 소리와 빛, 거리의 표정과 사소한 변화들을 다시 감각한다. 오래 기억에 남는 것은 그중 일부에 지나지 않고, 대부분은 금세 사라진다. 그러나 바로 그 짧고 사소한 감각들 속에서 풍경은 더 이상 배경에 머물지 않고 우리와 관계 맺는 무엇으로 다가온다.
이러한 경험은 걷기의 의미를 조금씩 바꾸어 놓는다. 걷기는 더 이상 이동의 방식에 머물지 않고, 바라보는 방식에 가까워진다. 같은 길을 반복해서 걷고, 잠시 멈추고, 오래 머무르는 동안 익숙했던 풍경은 무심히 지나치는 배경이 아니라 다시 바라보아야 할 대상으로 다가온다. 그것은 새로운 장소를 발견하는 일이 아니라,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세계를 다시 인식하는 과정이다. 걷기는 도시를 통과하는 행위가 아니라, 도시와 자신 사이의 거리를 조금씩 조절하는 일이며, 그 미세한 틈에서 평소에는 지나쳐버리던 감각과 관계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처럼 걷기가 단순한 이동을 넘어 바라보는 방식이 될 때, 산책은 지면에서 아주 조금 떨어진 시선으로 확장된다. 그것은 현실 밖으로 벗어나는 일이 아니라, 땅을 딛고 있으면서도 그 땅이 요구하는 속도와 목적에 완전히 종속되지 않는 태도에 가깝다. 예술가는 현실 바깥으로 완전히 벗어나는 사람이 아니라, 세계 안에 머물면서도 그것에 완전히 붙들리지 않는 사람이다. 익숙한 장면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한 걸음 물러나 바라보고, 아직 이름 붙지 않은 감각과 관계를 발견한다. 이 전시에서의 산책 역시 그러한 태도에 가깝다. 지면을 딛고 걷고 있지만, 시선은 지면에 완전히 붙어 있지 않다. 아주 조금 떠 있는 듯한 거리에서 세계를 바라볼 때, 지나쳤던 풍경은 다시 낯설어지고, 미처 감각하지 못했던 관계들이 서서히 드러난다.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 역시 도시를 조사하거나 해석하기 위해 걷지 않는다. 참여 작가들은 「월간걷기」가 지닌 느슨한 관찰과 감각적 기록의 태도를 바탕으로, 익숙한 도시와 풍경을 각자의 방식으로 다시 바라본다. 오래 머물렀던 장소의 공기, 반복해서 지나간 길의 변화, 우연히 들은 소리, 남겨진 메모와 침묵, 설명하기 어려운 감각들이 작업의 출발점이 된다. 이러한 경험들은 하나의 완결된 기록으로 정리되기보다, 도시와 스쳐 지나가는 과정 속에서 잠시 떠오른 감각의 조각들에 가깝다.
이번 전시에서 각각의 작업은 독립된 작품으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서로의 소리와 이미지, 사물과 기록, 움직임과 흔적은 공간 안에서 겹쳐지고 섞이며 하나의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전시장은 여러 작가의 결과물을 나열하는 장소가 아니라, 함께 걷고 머문 시간들이 잠시 머무는 하나의 느슨한 공간이 된다. 그렇게 펼쳐지는 작업들은 관객이 전시장 안에서 잠시 속도를 늦추고 주변을 다시 감각하며, 평소에는 지나쳐버렸던 감각의 결들과 마주하는 시간으로 이어진다.
관객 역시 전시 공간 안에서 작품을 순서대로 감상하기보다 천천히 이동하고, 우연히 멈추고, 머무르게 된다. 작은 소리, 희미한 흔적, 놓인 사물, 남겨진 문장들은 명확한 해답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것들은 관객에게 특정한 의미를 설명하기보다, 잠시 머무를 수 있는 감각의 자리를 내어준다. 무엇을 보아야 하는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공중산책》은 도시를 설명하거나 기록하는 전시가 아니다. 대신 잠시 속도를 늦추고, 익숙한 세계와 거리를 두는 예술가의 태도로 풍경을 다시 마주하는 시간을 함께 만들어보고자 한다. 그 순간 우리는 새로운 도시를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알고 있다고 믿었던 풍경을 다시 바라보는 법을 잠시 배우게 될지도 모른다.
권상록_생각_종이에 잉크_30x21cm_2026
권상록_이동하기_캔버스에 유화_117x90cm_2026
김지인_머무는 상념_캔버스에 유채, 잉크_72.7×50cm_2026
김홍빈_와송_종이 위에 와송추출물안료_55x80cm_2026
김홍빈_복분자_종이 위에 복분자추출물안료_55x80cm_2026
김홍빈_고삼_종이 위에 고삼추출물안료_55x80cm_2026
박준식_녹지않는 아이스크림 시리즈_acrylic on canvas_22.7×15.8cm(EA)_2026
블루홍_searching for paradise_베타맥스 VCR 디지털 스캔_10m14s_2026
이승주_마음_종이 위에 아크릴 물감_116.7x91cm_2026
이유진_가슴 1_캔버스 오일파스텔_10x10cm_2026
이유진_가슴 2_캔버스에 오일파스텔, 아크릴, 연필_10x10cm_2026
이유진_가슴 3_캔버스에 젯소, 실, 오일파스텔_10x10cm_2026
이유진_기다림 1_종이에 아크릴 잉크, 수채물감, 연필_18x26cm_2026
이유진_기다림 2_종이에 아크릴 잉크, 수채물감, 연필_18x26cm_2026
이유진_기다림 3_종이에 오일파스텔, 아크릴잉크, 연필_12,5×18cm_2026
이유진_기다림 4_종이에 오일파스텔, 아크릴잉크, 연필_12,5×18cm_2026
이유진_기다림 5_종이에 오일파스텔, 잉크, 연필_12,5×18cm_2026
이유진_기다림 6_종이에 잉크, 초_12.5×18cm_2026
이유진_내 안의 너 1_종이에 오일파스텔, 아크릴잉크, 수채물감, 연필_12.5x18cm_2026
이유진_내 안의 너 2_종이에 아크릴잉크, 수채물감, 연필_12.5x18cm_2026
이유진_내 안의 너 3_종이에 아크릴잉크, 수채물감, 연필_12.5x18cm_2026
이유진_너 1_종이에 아크릴잉크, 잉크, 연필_12.5x18cm_2026
이유진_너 2_종이에 아크릴잉크, 오일파스텔, 연필_12.5x18cm_2026
이은정_ 이것이 그것이고 그것이 이것이다_ 캔버스 사진 출력, 실, 나무_높이 1m 25cm, 1m 17cm_ 2026
이은정_ 생활속 발견_ 캔버스 사진 출력, 실, 나무_가로 38cm, 세로18.5cm 높이 10cm_2026
조혜정_필름을 버리지 말자 Don’t throw film away_16미리 영화필름 디지털 스캔_8m5s_2026
최영경_죽은 작음 (LiTTle DeaTH)_AI 기반 싱글채널 영상_5m4s_2026
하진_보도 블럭 a paving block_천에 우레탄 방수 페인트, 거리에서 수집한 먼지, 모래, 흙_64.5x58cm_2026
권상록_이동하기_캔버스에 유화_117x90cm_2026
김지인_머무는 상념_캔버스에 유채, 잉크_72.7×50cm_2026
김홍빈_와송_종이 위에 와송추출물안료_55x80cm_2026
김홍빈_복분자_종이 위에 복분자추출물안료_55x80cm_2026
김홍빈_고삼_종이 위에 고삼추출물안료_55x80cm_2026
박준식_녹지않는 아이스크림 시리즈_acrylic on canvas_22.7×15.8cm(EA)_2026
블루홍_searching for paradise_베타맥스 VCR 디지털 스캔_10m14s_2026
이승주_마음_종이 위에 아크릴 물감_116.7x91cm_2026
이유진_가슴 1_캔버스 오일파스텔_10x10cm_2026
이유진_가슴 2_캔버스에 오일파스텔, 아크릴, 연필_10x10cm_2026
이유진_가슴 3_캔버스에 젯소, 실, 오일파스텔_10x10cm_2026
이유진_기다림 1_종이에 아크릴 잉크, 수채물감, 연필_18x26cm_2026
이유진_기다림 2_종이에 아크릴 잉크, 수채물감, 연필_18x26cm_2026
이유진_기다림 3_종이에 오일파스텔, 아크릴잉크, 연필_12,5×18cm_2026
이유진_기다림 4_종이에 오일파스텔, 아크릴잉크, 연필_12,5×18cm_2026
이유진_기다림 5_종이에 오일파스텔, 잉크, 연필_12,5×18cm_2026
이유진_기다림 6_종이에 잉크, 초_12.5×18cm_2026
이유진_내 안의 너 1_종이에 오일파스텔, 아크릴잉크, 수채물감, 연필_12.5x18cm_2026
이유진_내 안의 너 2_종이에 아크릴잉크, 수채물감, 연필_12.5x18cm_2026
이유진_내 안의 너 3_종이에 아크릴잉크, 수채물감, 연필_12.5x18cm_2026
이유진_너 1_종이에 아크릴잉크, 잉크, 연필_12.5x18cm_2026
이유진_너 2_종이에 아크릴잉크, 오일파스텔, 연필_12.5x18cm_2026
이은정_ 이것이 그것이고 그것이 이것이다_ 캔버스 사진 출력, 실, 나무_높이 1m 25cm, 1m 17cm_ 2026
이은정_ 생활속 발견_ 캔버스 사진 출력, 실, 나무_가로 38cm, 세로18.5cm 높이 10cm_2026
조혜정_필름을 버리지 말자 Don’t throw film away_16미리 영화필름 디지털 스캔_8m5s_2026
최영경_죽은 작음 (LiTTle DeaTH)_AI 기반 싱글채널 영상_5m4s_2026
하진_보도 블럭 a paving block_천에 우레탄 방수 페인트, 거리에서 수집한 먼지, 모래, 흙_64.5x58cm_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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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회문제에 대해 예술로 사유하고 말을 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간]투’는 창작의 과정을 돕는 매개체로서의 공간입니다. We believe that we can think and talk about social issues through art. ‘Art Space GONG-gan TOU’ is a space as a medium to help the creative proces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