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카로운 볼륨
전서영 정승 조원
2022.12.11-12.16
볼륨(volume)은 ‘데이터 기록 매체를 관리하는 단위’로 사용되거나, ‘대상의 부피나 무게의 느낌을 나타내는 말’로 언급되기도 한다.
본 전시 “Sharp Volume 날카로운 볼륨”에서는 ‘볼륨’을 만들어내는 ‘방법’에 주목한다. 이번 전시의 입 체 작품들은 양감이 풍부한 형태라기보다는, 판재를 중첩시키거나, 선재를 조립하거나, 투명한 재료로 모양 을 잡아가는 모습이다. 또한 ‘볼륨’이라는 단어의 두가지 쓰임에 대입하여 살펴볼 수 있는데, 정승작가는 데이터의 기록을 바탕으로 디지털 조각을 만들어 간다. 전서영작가와 조원작가는 3차 가공품인 플라스틱과 아크릴 등의 재료를 노출시키는 방식으로 부피감을 만들어 가며, 결과적으로 날카롭고 예민한 인상을 준 다.
인간 존재의 본질에 관해 새로운 정의를 시도하는 정승작가는 세포의 소멸과 탄생의 움직임이 만드는 부 피의 증식이 가지는 의미에 대한 이야기를 담는다. 조원작가는 기존에 무상하게 존재하던 조각들을 재해석 하고 시각화하여 작은 볼륨으로 보이드를 채워간다. 그리고 전서영작가는 ‘헛된 내일을 향한 구애의 조각’ 이라는 타이틀로 신체의 이용성과 사랑이라는 감정의 변화에 대해 서정적으로 풀어내었다.
인간, 공학적 이론과 기술을 예술 작품에 접목해 생명의 본질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는 미디어아티 스트 정승은 지난 2016년부터 생명체의 생육과정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디지털 프로그램을 통해 인공지능 패턴이 적용된 시각, 청각, 퍼포먼스 형태의 작품으로 변환 시키는 디지털 매체 프로젝트를 진행해 오고 있다.
생명체의 물질적인 형태의 변화를 비물질인 데이터의 흐름으로 인식하고 이를 활용하여 3D 프린팅을 통 해 조각 작품을 완성했던 ‘프로메테우스의 끈’ 시리즈를 거쳐, 데이터가 전이, 변용되는 과정에 주목하여 기계에 의해 생산되는 예측 가능한 결과물이 주는 단조로움을 극복하고, 예측할 수 없는 공감각적인 결과 물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던 사운드, 데이터 비주얼 기반의 ‘데이터의 굴절’ 프로젝트 등을 진행하였다. 현재 ‘디지털 불멸’을 주제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으며,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종의 소멸 (Annihilation)’ 작품과 같이 디지털 환경 속에서 생명체의 특징을 갖는 작품들을 실험하고 있다.
더 나아가서는, 현실 세계의 디지털 매체 작품들을 온라인 상의 가상 공간을 통해 서로 연결시켜서 작품 간에 교감이 가능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생명의 본질에 대한 기존의 정의에서 벗어나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디지털 환경이 제시해 주고있는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다양한 담론을 관 객들과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조원작가는 실존하는 것 중 비가시적인 무언가를 찾아 그것(곳)의 존재성을 탐구하여 입체, 설치로 구현 한다. 빈 공간(viod)과 그것을 채우는 덩어리(solid, mass)들, 그리고 선(line)의 기능에 대해 비틀어 생각해 보고 또 다른 기능을 부여하는 작업을 하는 그는 놀이 지대 속 숨은 동력을 찾아내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이번 전시에서 놀이 지대를 재구성한 설치물과 퍼포먼스 영상을 보여준다.
영상작업 ‘옥상 위의 놀이터(Empty Playground)’ 속의 옥상 공간은 지상의 어린이놀이터가 ‘텅 빈 곳’이 된 상황에 대한 방증이다. 작가는 펜데믹으로 인한 급작스러운 폐원을 맞이한 국립어린이집과, 한 순간 친 구들과 그들의 문화를 잃은 어린이공동체를 가까이서 바라보아오며, 그 무력 안에서 불안하지만 힘을 잃지 않고 동력을 일으키는 작은 요소에 집중했다. 영상은 옥상 위 빈 공간과 놀이 기구, 그리고 그 안에서의 상반된 움직임으로 채워진다. 퍼포머는 동심이 배제된 놀이터의 기능에 대한 애도의 감정을 표현하기도 하 며, 반복적인 움직임, 뛰어넘기, 중심잡기 등, 놀이를 넘어 집중력이 요구되는 수련 동작을 하기도 한다.
‘정글짐(Junglegym)’과 ‘지옥탈출(Escape Game)’ 작품 속의 활시위처럼 튀어나갈 듯이 굽어져 있는 나무 의 곡선이나, 각기 다른 강도로 당겨져 있는 용수철과 같은 요소들은 불안정한 (놀이)행위들이 전달하는 긴장감을 더욱 배가시키고 있으며, 활기나 생동감이 아닌 긴장감과 날카로움만이 떠돌고 있는 모순적인 놀 이 지대에서 ‘상실된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텍스트(詩)를 기반으로 조각과 설치를 결합한 공간 구성을 진행해오고 있는 작가 전서영은, 이번 작품에 서 구전동화 형식의 <플라나리아가 되고 싶은 검은 플라나리아>의 서사를 보여준다. 그리고 그 안에서 발 생되는 검은 플라나리아의 -이상적 사랑에 잔류되어 맴도는 헛된 행위-를 퍼포먼스영상과 설치작업으로 풀어본다.
플라나리아가 되고 싶은 검은 플라나리아
옛날 어느 못가에 금슬 좋은 플라나리아부부가 살고 있었다
이들은 사랑을 나눈 결실로 여러 플라나리아를 낳았는데
그 중 평범한 플라나리아들과는 달리
검은색에 몸집도 큰 못생긴 플라나리아가 한 마리가 껴있었다
주변 플라나리아들은 검은 플라나리아를 보며 지렁이일수도 있다며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플라나리아에게 가서, 물 속에서 헤엄을 칠수 있는 지 실험을 해보라고 했다
검은 플라나리아는 그 날 밤
자신이 플라나리아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실험을 하러 못가에 나갔다
물결 위 비친 자신의 모습은 다른 플라나리아와는 다르게
홀로 너무나도 쌔까맣게 일렁이고 있었다
검은 플라나리아는 이내 물가에 몸을 던졌다
풍덩거리던 물가는 얼마 지나지않아 정적만이 흘렀다
그때 검은 플라나리아는 유유히 물 속에서 헤엄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검은 플라나리아는 깨달았다
자신은 사실 플라나리아가 맞다는 것 그리고
몇가지 부족한 부분만 채우면 더 완벽한-플라나리아가 될 것이라는 것
이윽고 플라나리아는 더욱 완전한 플라나리아가 되기위해 물길을 올랐다 – 전서영
‘검은 플라나리아’는 동화 미운오리새끼의 ‘회색 오리’를 연상시킨다. 작가는 사랑이라는 감정과 그 관 계 안에서 ‘거머리’라는 단어가 통상 가지는 의미에 대해 고민해왔으며, 텍스트 안에서 ‘검은 플라나리아’ 와 ‘거머리’를 동일시하며 결과적으로 실행되지 못하는 헛된 행위와 집착을 표현하였다. 화살촉없는 화살이 의미없는 물결을 일으키며 자그마한 볼륨감을 만들 듯이 작품, ‘an empty trap’는 허상된 내일를 위한 작 은 구애의 몸짓을 반복하고 있는 존재를 눈에 띄지 않는, 가시화 되지 않는 투명한 무기에 빗대어 표현하 였다.
본 전시는 각자의 방법으로 서로 다른 볼륨의 성격을 만들어내고 있는 세 작가가 작업 간의 균형을 유지하며 각각의 이야기를 한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각각의 입체 작품들은 얇은 재료들로 빈 공간을 품고 볼륨감을 만드는데, 그 공간 안에 영생에 대한 욕망과, 일상의 고민들과, 사랑이라는 감정 안에서 날카로움과상처들이 어우러져 보이지 않는 부피를 채워가길 바란다.
본 전시 “Sharp Volume 날카로운 볼륨”에서는 ‘볼륨’을 만들어내는 ‘방법’에 주목한다. 이번 전시의 입 체 작품들은 양감이 풍부한 형태라기보다는, 판재를 중첩시키거나, 선재를 조립하거나, 투명한 재료로 모양 을 잡아가는 모습이다. 또한 ‘볼륨’이라는 단어의 두가지 쓰임에 대입하여 살펴볼 수 있는데, 정승작가는 데이터의 기록을 바탕으로 디지털 조각을 만들어 간다. 전서영작가와 조원작가는 3차 가공품인 플라스틱과 아크릴 등의 재료를 노출시키는 방식으로 부피감을 만들어 가며, 결과적으로 날카롭고 예민한 인상을 준 다.
인간 존재의 본질에 관해 새로운 정의를 시도하는 정승작가는 세포의 소멸과 탄생의 움직임이 만드는 부 피의 증식이 가지는 의미에 대한 이야기를 담는다. 조원작가는 기존에 무상하게 존재하던 조각들을 재해석 하고 시각화하여 작은 볼륨으로 보이드를 채워간다. 그리고 전서영작가는 ‘헛된 내일을 향한 구애의 조각’ 이라는 타이틀로 신체의 이용성과 사랑이라는 감정의 변화에 대해 서정적으로 풀어내었다.
인간, 공학적 이론과 기술을 예술 작품에 접목해 생명의 본질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는 미디어아티 스트 정승은 지난 2016년부터 생명체의 생육과정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디지털 프로그램을 통해 인공지능 패턴이 적용된 시각, 청각, 퍼포먼스 형태의 작품으로 변환 시키는 디지털 매체 프로젝트를 진행해 오고 있다.
생명체의 물질적인 형태의 변화를 비물질인 데이터의 흐름으로 인식하고 이를 활용하여 3D 프린팅을 통 해 조각 작품을 완성했던 ‘프로메테우스의 끈’ 시리즈를 거쳐, 데이터가 전이, 변용되는 과정에 주목하여 기계에 의해 생산되는 예측 가능한 결과물이 주는 단조로움을 극복하고, 예측할 수 없는 공감각적인 결과 물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던 사운드, 데이터 비주얼 기반의 ‘데이터의 굴절’ 프로젝트 등을 진행하였다. 현재 ‘디지털 불멸’을 주제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으며,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종의 소멸 (Annihilation)’ 작품과 같이 디지털 환경 속에서 생명체의 특징을 갖는 작품들을 실험하고 있다.
더 나아가서는, 현실 세계의 디지털 매체 작품들을 온라인 상의 가상 공간을 통해 서로 연결시켜서 작품 간에 교감이 가능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생명의 본질에 대한 기존의 정의에서 벗어나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디지털 환경이 제시해 주고있는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다양한 담론을 관 객들과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조원작가는 실존하는 것 중 비가시적인 무언가를 찾아 그것(곳)의 존재성을 탐구하여 입체, 설치로 구현 한다. 빈 공간(viod)과 그것을 채우는 덩어리(solid, mass)들, 그리고 선(line)의 기능에 대해 비틀어 생각해 보고 또 다른 기능을 부여하는 작업을 하는 그는 놀이 지대 속 숨은 동력을 찾아내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이번 전시에서 놀이 지대를 재구성한 설치물과 퍼포먼스 영상을 보여준다.
영상작업 ‘옥상 위의 놀이터(Empty Playground)’ 속의 옥상 공간은 지상의 어린이놀이터가 ‘텅 빈 곳’이 된 상황에 대한 방증이다. 작가는 펜데믹으로 인한 급작스러운 폐원을 맞이한 국립어린이집과, 한 순간 친 구들과 그들의 문화를 잃은 어린이공동체를 가까이서 바라보아오며, 그 무력 안에서 불안하지만 힘을 잃지 않고 동력을 일으키는 작은 요소에 집중했다. 영상은 옥상 위 빈 공간과 놀이 기구, 그리고 그 안에서의 상반된 움직임으로 채워진다. 퍼포머는 동심이 배제된 놀이터의 기능에 대한 애도의 감정을 표현하기도 하 며, 반복적인 움직임, 뛰어넘기, 중심잡기 등, 놀이를 넘어 집중력이 요구되는 수련 동작을 하기도 한다.
‘정글짐(Junglegym)’과 ‘지옥탈출(Escape Game)’ 작품 속의 활시위처럼 튀어나갈 듯이 굽어져 있는 나무 의 곡선이나, 각기 다른 강도로 당겨져 있는 용수철과 같은 요소들은 불안정한 (놀이)행위들이 전달하는 긴장감을 더욱 배가시키고 있으며, 활기나 생동감이 아닌 긴장감과 날카로움만이 떠돌고 있는 모순적인 놀 이 지대에서 ‘상실된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텍스트(詩)를 기반으로 조각과 설치를 결합한 공간 구성을 진행해오고 있는 작가 전서영은, 이번 작품에 서 구전동화 형식의 <플라나리아가 되고 싶은 검은 플라나리아>의 서사를 보여준다. 그리고 그 안에서 발 생되는 검은 플라나리아의 -이상적 사랑에 잔류되어 맴도는 헛된 행위-를 퍼포먼스영상과 설치작업으로 풀어본다.
플라나리아가 되고 싶은 검은 플라나리아
옛날 어느 못가에 금슬 좋은 플라나리아부부가 살고 있었다
이들은 사랑을 나눈 결실로 여러 플라나리아를 낳았는데
그 중 평범한 플라나리아들과는 달리
검은색에 몸집도 큰 못생긴 플라나리아가 한 마리가 껴있었다
주변 플라나리아들은 검은 플라나리아를 보며 지렁이일수도 있다며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플라나리아에게 가서, 물 속에서 헤엄을 칠수 있는 지 실험을 해보라고 했다
검은 플라나리아는 그 날 밤
자신이 플라나리아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실험을 하러 못가에 나갔다
물결 위 비친 자신의 모습은 다른 플라나리아와는 다르게
홀로 너무나도 쌔까맣게 일렁이고 있었다
검은 플라나리아는 이내 물가에 몸을 던졌다
풍덩거리던 물가는 얼마 지나지않아 정적만이 흘렀다
그때 검은 플라나리아는 유유히 물 속에서 헤엄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검은 플라나리아는 깨달았다
자신은 사실 플라나리아가 맞다는 것 그리고
몇가지 부족한 부분만 채우면 더 완벽한-플라나리아가 될 것이라는 것
이윽고 플라나리아는 더욱 완전한 플라나리아가 되기위해 물길을 올랐다 – 전서영
‘검은 플라나리아’는 동화 미운오리새끼의 ‘회색 오리’를 연상시킨다. 작가는 사랑이라는 감정과 그 관 계 안에서 ‘거머리’라는 단어가 통상 가지는 의미에 대해 고민해왔으며, 텍스트 안에서 ‘검은 플라나리아’ 와 ‘거머리’를 동일시하며 결과적으로 실행되지 못하는 헛된 행위와 집착을 표현하였다. 화살촉없는 화살이 의미없는 물결을 일으키며 자그마한 볼륨감을 만들 듯이 작품, ‘an empty trap’는 허상된 내일를 위한 작 은 구애의 몸짓을 반복하고 있는 존재를 눈에 띄지 않는, 가시화 되지 않는 투명한 무기에 빗대어 표현하 였다.
본 전시는 각자의 방법으로 서로 다른 볼륨의 성격을 만들어내고 있는 세 작가가 작업 간의 균형을 유지하며 각각의 이야기를 한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각각의 입체 작품들은 얇은 재료들로 빈 공간을 품고 볼륨감을 만드는데, 그 공간 안에 영생에 대한 욕망과, 일상의 고민들과, 사랑이라는 감정 안에서 날카로움과상처들이 어우러져 보이지 않는 부피를 채워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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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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